불교 최초의 경전 '숫타니파타 ' 법정스님 옮김 (26p~35P)
무소의 뿔
모든 살아있는 것들에게 폭력을 쓰지말고 , 살아 있는 그 어느 것도 괴롭히지 말며 , 또 자녀를 갖고자 하지도 말라 . 하물며 친구이랴 . 무소의 뿔처럼 혼가서 가라 . 만남이 깊어지면 사랑과 그리움이 생긴다 . 사랑과 그리움에는 고통이 따르는 법 , 사랑으로부터 근심 걱정이 생기는 줄 알고 ,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친구를 좋아한 나머지 마음이 거기 얽매이게 되면 본래의 뜻을 잃는다 . 가까이 사귀면 그렇게 될 것을 미리 알고 ,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자식이나 아내에 대한 집착은 마치 가지가 무성한 대나무가 서로 엉켜있는 것과 같다 . 죽순이 다른것에 달라붙지 않도록 ,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묶여 있지 않는 사슴이 숲속에서 먹이를 찾아 여기저기 다니듯이 , 지혜로운 이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,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동행이 있으면 쉬거나 가거나 섰거나 또는 여행하는 데도 항상 간섭을 받게 된다 . 남들이 원치 않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,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동행이 있으면 유희와 환락이 따른다 . 또 그들에 대한 애정은 깊어만 간다 .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이 싫다면 ,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사방으로 돌아다니지 말고 , 남을 해치려 들지 말고 , 무엇이든 얻은 것으로 만족하고 , 온갖 고난을 이겨 두려움 없이 ,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출가한 처지에 아직도 불만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. 또한 출가하지 않고 집에서 수행하는 재가자 중에도 그런 사람들이 흔히 있다 . 남의 자녀에 집착하지 말고 ,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잎이 진 코빌라라 나무 처럼 , 재가 수행자의 표적을 없애 버리고 집안의 굴레를 벗어나 용기있는 이는 ,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만일 그대가 지혜롭고 성실하고 예의 바르고 현명한 동반자를 얻었다면 어떠한 난관도 극복하리니 , 기쁜 마음으로 생각을 가다듬고 그와 함께 가라 . 그러나 만일 그대가 지혜롭고 성실하고 예의 바르고 현명한 동반자를 얻지 못했다면 마치 왕이 정복했던 나라를 버리고 가듯 ,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우리는 친구를 얻는 행복을 바란다 . 자기보다 뛰어나거나 대등한 친구는 가까이 친해야 한다 . 그러나 이런 친구를 만나지 못할 때는 허물을 짓지 말고 ,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금세공이 잘 만들어 낸 두 개의 황금 팔찌가 한 팔에서 서로 부딪히는 소리를 듣고 ,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이와 같이 , 두 사람이 함께 있으면 잔소리와 말다툼이 일어나리라 , 언젠가는 이런 일이 있을 것을 미리 살펴 ,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
욕망은 실로 그 빛깔이 곱고 감미로우며 우리를 즐겁게 한다 . 그러나 한편 여러 가지 모양으로 우리 마음을 어지럽힌다 . 욕망의 대상에는 이러한 근심 걱정이 있는것을 알고 ,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이것이 내게는 재앙이고 종기이고 화이며 , 질병이고 화살이고 공포이다 . 이렇듯 모든 욕망의 대상에는 그와 같은 두려움이 있는 줄 알고 ,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추위와 더위 , 굶주림 , 갈증 , 바람 , 그리고 뜨거운 햇볕과 쇠파리와 뱀 , 이러한 모든 것을 이겨 내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마치 어꺠가 떡 벌어진 얼룩 코끼리가 그 무리를 떠나 자유로이 숲속을 거닐듯이 ,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연회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잠시 동안의 해탈에 이를 겨를도 없다 . 태양의 후예가 한 이 말을 명심하여 ,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서로 다투는 철학자들의 논쟁을 초월하여 진정한 깨달음의 도를 얻은 사람은 ' 나는 지혜를 얻었으니 이제는 남의 지도를 받을 필요가 없다 ' 고 알아 ,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탐내지 말고 속이지 말며 갈망하지 말고 , 남의 덕을 가리지도 말며 , 혼탁과 미혹을 버리고 , 세상의 온갖 집착에서 벗어나 ,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의롭지 못한 것을 보고 그릇되게 굽은 것에 사로잡힌 나쁜 친구를 멀리 하라 . 탐욕에 빠져 게으른 사람을 가까이 하지 말고 ,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널리 배워 진리를 아는 , 생각이 깊고 현명한 친구를 가까이 하라 . 그것이 이익이 됨을 알고 의심을 버리고 ,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세상의 유희나 오락 또는 쾌락에 젖지 말고 관심도 갖지 말라 . 꾸밈없이 진실을 말하며 ,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아내도 자식도 부모도 재산도 곡식도 친척이나 모든 욕망까지도 다 버리고 ,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' 이것은 집착이구나 . 이곳에는 즐거움도 상쾌함도 적고 괴로움뿐이다 . 이것은 고기를 낚는 낚시이구나 ' 이와 같이 깨닫고 , 지혜로운 자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물 속의 고기가 그물을 찢듯이 , 한번 불타 버린 곳에는 다시 불이 붙지 않듯이 모든 번뇌의 매듭을 끊어 버리고 ,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눈을 아래로 두고 , 두리번거리거나 헤매지 말고 , 모든 감각을 억제하여 마음을 지키라 . 번뇌에 휩쓸리지 말고 번뇌에 불타지도 말고 ,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잎이 져버린 파리찻타 나무처럼 , 재가자의 모든 표적을 버리고 출가하여 가사를 걸치고 ,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여러 가지 맛에 빠져들지 말고 요구하지도 말며 남을 부양하지도 말라 . 누구에게나 밥을 빌어먹고 어느집에도 집착하지 말고 ,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마음속의 다섯 가지 장애물을 벗어 던지고 온갖 번뇌를 버리고 , 어느것에도 의지하지 않으며 욕망의 고리를 끊어버리고 ,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전에 경험했던 즐거움과 괴로움을 모두 던져 버리고 , 또 쾌락과 근심을 떨쳐버리고 맑은 고요와 안식을 얻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최고의 목표에 이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, 마음의 안일함을 물리치고 수행에 게으르지 말며 , 부지런히 정진하며 몸의 힘과 지혜의 힘을 갖추고 ,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홀로 앉아 명상하고 모든 일에 항상 이치와 법도에 맞도록 행동하며 살아가는 데 있어서 무엇이 근심인지 똑똑히 알고 ,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집착을 없애는 일에 게으르지 말고 , 벙어리도 되지 말라 . 학문을 닦고 마음을 안정시켜 이치를 분명히 알며 , 자제하고 노력해서 ,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,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,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,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
법정스님 친필
이빨이 억세며 뭇 짐승의 왕인 사자가 다른 짐승을 제압하듯이 , 궁핍하고 외딴곳에 거처를 마련하고 ,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자비와 고요와 동정과 해탈과 기쁨을 적당한 때를 따라 익히고 , 모든 세상을 저버림 없이 ,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탐욕과 혐오와 어리석음을 버리고 , 속박을 끊고 , 목숨을 잃어도 두려워 말고 ,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친구를 사귀고 , 또한 남에게 봉사한다 . 오늘 당장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는 그런 사람은 보기 드물다 . 자신의 이익만을 아는 사람은 추하다 .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.